인간의 피안, 표지 사진

 

 하오징팡의 소설 '인간의 피안'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중국을 대표하는 SF작가인 하오징팡의 중편 소설이며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세상을 그려낸 책입니다. 

 

인간의 피안, 인공지능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회사 대표인 런이는 사업 계획서를 뒤적이며 투자자 설명회를 준비합니다. 이번 설명회는 회사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자리였습니다. 온 신경을 투자자 설명회에 집중해야 할 순간 여자친구인 쑤쑤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이런 중대한 일을 앞두고 전화를 받았다가는 기분을 망칠지도 모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통화에 설명회에도 늦을지 몰라 전화를 받기가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전화를 받지 않기에는 그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결국 런이는 비서인 샤우눠에게 그 전화를 맡깁니다. 그러자 샤우눠는 런이에게 당신의 분신이 전화를 받아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분신은 런이 회사에서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분신은 사용자와 똑같은 외모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용자의 장점만 모아놓은 사용자의 분신이었죠. 이 프로그램만 활용하면 혼자서도 여러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런이는 자신의 분신이 아닌 비서 샤우눠에게 직접 수소의 전화를 대신 받아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샤오눠에게 쑤쑤와 함께 갈 낭만적인 식당의 예약까지 부탁합니다. 샤오눠와 대화를 마친 런이는 곧바로 투자자 설명회에 참석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회사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분신을 소개했고 분신을 사용하면 한 사람이 회의를 8개도 거뜬히 참여할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인공지능 분신

 런이가 사업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던 중 갑자기 런이의 이어폰에 샤우눠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런이의 분신이 참여하고 있던 한 토크쇼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분신이 아닌 런이 본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관객들이 표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런이은 투자자 설명회가 끝나면 바로 여자친구인 쑤쑤를 만나러 가야 했지만 결국 토크쇼에 먼저 들렸다가 쑤쑤를 만나러 가기로 합니다. 이번에도 연락은 비서인 샤오노에게 맡겼습니다. 런이는 이렇게 자신의 비서와 분신을 활용해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결국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일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분신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과연 분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쑤쑤는 샤우눠가 예약한 식당에 일찌감치 도착을 했습니다. 그동안 일을 쉬고 있던 쑤쑤는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이곳저곳 면접을 보고 왔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안 좋은 일만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 슬픔에 잠겨 있던 쑤쑤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눈물은 옷깃에 떨어졌고 옷깃에 눈물이 닿자 옷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옷깃에 색이 달라지고 치마 안감 전체가 따뜻해지면서 마치 누군가 자신을 안아주는 것처럼 옷이 몸을 지긋이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쑤쑤가 입은 옷은 런이가 선물해 준 옷이었습니다. 옷에는 쑤쑤가 슬퍼할 때 위로해 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쑤쑤는 다시 런이에게 전화했지만 여전히 전화는 예의 바르고 깍듯한 인공지능 비서 샤우눠가 받았습니다. 런이에게 전화하면 10번 중 8번은 샤우눠가 전화를 대신 받았죠. 그대로 전화를 끊는 쑤쑤는 시계를 봤습니다. 시간은 5시 50분 약속 시간이 6시까지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상투적인 인공지능

 하지만 런이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죠. 결국 약속 시간이 6시가 되자 쑤쑤는 다시 한번 런이에게 전화를 겁니다. 쑤쑤는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런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런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죠. 그러자 런이는 아래쪽을 내려다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쑤쑤가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다리 쪽으로 옮기자 치마에서 런이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놀란 쑤쑤의 몸을 옷이 다시 한번 감싸 안고 있었습니다. 쑤쑤가 겁내는 모습을 보이자 런이는 가는 길이 막혀 이런 방식으로 먼저 함께 있어주는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런이가 선물한 치마는 쑤쑤가 슬퍼할 때 위로해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슬퍼하는 사람을 실제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죠. 하지만 쑤쑤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연인이 선물한 옷이고 따뜻하게 몸을 감싸 안아주는 옷이라고 해도 실제 연인의 포옹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런이가 투자자 설명회와 토크쇼를 모두 마치고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약속 시간이 1시간 반이나 지난 상태였습니다. 쑤쑤는 화가 많이 난 상태였습니다. 쑤쑤의 옷에는 여전히 쑤쑤를 감싸주는 듯한 손 영상이 있었고 그 손을 밀치며 싫은 티를 냈지만 그 손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화내는 쑤쑤에게 대답을 하려는 찰나 런이는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듣게 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은 런이는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런이의 분신이 쑤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던 것입니다. 쑤쑤는 런이에게 화를 낸 뒤 치마에 비친 런이의 분신에게 또다시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런이의 분신은 그래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며 그 사랑은 죽어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쑤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인간의 피안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6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로 인공지능 분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간의 장점만 취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간과 감정 교류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공지능이 일상 속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앞서가는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을 통한 패러다임 변화에 앞서서 인공지능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는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SF분야의 최고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하우징팡입니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미래를 미리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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